[27 Jan 2018] 영화 더 킹 관람

법학전문대학원입학과 관련해서 전혀 연관성이 없지만, 최대한 준비기간동안 나의 족적을 남기기 위해 오늘 본 영화 더 킹에 대해 짧은 생각을 기록하려고 한다.

영화의 줄거리는 다소 상투적이다. 또한 영화의 연출은 어느정도 마틴 스콜세지의 영향을 받아 미국적인 '쿨한' 느낌을 한국영화에서 익히 봐온 대한민국 검찰의 수직구조에 접목시키려는 시도를 한 것이 아닐까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다시말해, 종래 한국영화의 상투적인 소재를 음악과 영상을 세련된 감각으로 비트는 방법으로 상투적으로 연출한 이 영화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걸작은 아니지만 볼 만한 영화는 된다.

공부와 담을 쌓은 소위 양아치의 삶을 살아온 주인공은, 주인공의 아버지에게 위계로써 폭력적 언행을 행사하는 검사의 모습을 보고, 공부를 시작하고, 학교 수석을 하며, 서울대에 입학한 후,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가 된다. 이후 주인공의 이야기는 검사의 삶이기 보다는 검찰구조 내에서 소수에게 집중된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묘사되는 검찰 전략부에 속하고 그 안에서 정치권에 영향을 강하게 받는 검사들의 소위 줄대기에 포커스가 맞춰진다. 법률 내지 검찰의 이야기보다는 정치권 특히, 대통령 집권과 관련한 부수적인 인물과 그들의 행위의 이야기로 이 영화의 줄거리는 요약될 수있다.


본인의 노력을 통해 쟁취되는 권력으로 보여지는, 그리고 다소 부정적이고 퇴폐적인 시선에서 그려지는 검사들의 권력과, 일반 시민들에 의해 선출되는, 그리고 다소 희망적이고 초월적인 존재로서 그려지는 국회의원의 권력이 이 영화에서 표면적으로 관찰가능한 주된 힘의 요소로 볼 수있다. 따라서 영화의 제목이 암시하는 무소불위의 위력을 행사할 수있는 '왕'은 영화초반에는 검사가 갖는 권력 중 가장 우월하게 묘사되는 검찰 전략부로, 영화중반에는 그 전략부에 합법적 권위를 행사할 수있는 집권당 정치인으로, 그리고 영화후반에는 권력보다는 공정한 정의를 실현하는 검찰감찰부와 정치인의 권위에 합법성을 부여하는 시민으로 볼 수있다. 이는 권력이라는 것은 인물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상황에 의해 조성되는 것이고, 좀 더 엄밀히 말하자면, 실체가 없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권력에 대한 욕심으로 인해 강간치상의 죄를 범한 피의자를 기소하지 않은 부분은 주인공이 겪게되는 모든 부귀와 고난의 근본적 원인이자, 나에게, '내가 주인공이라면 ... '이라는 생각을 하게되는 부분이었다.

내가 주인공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하였을까. 그 선택 이후 모든 예측이 실제와 같이 비합리적일 수밖에 없고 불확실하다면, 주인공의 선택과 다르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본질적으로 더 큰 권력을 위한 선택이라는 건 나의 선택과 다른 부분이지만, 내가 지닌 권력의 축소를 피하고 싶다는 건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이 된다.

일반적으로 부정적으로 비춰지는 권력은, 검사의 직무에 있어 죄를 판단하고 정의를 구현하는 데 필수적이고 어찌보면 올바른 사회를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서 해석할 수있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은 검사에게 필요한 권력은 법률적으로 부여되어있고, 사회관습적으로도 각인되어있다는 나의 개인적인 생각에 비롯된 것이다. 즉, 법률과 사회관습을 근거로 행사가 가능한 권력에 흠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두려움은 범죄사실이 분명한 자의 기소 또한 두렵게 할 것이라 본다.

나는 법률가의 꿈을 갖고난 뒤, 공공의 이익과 사회의 정의, 다시말해 일반적으로 올바른 것으로 통용되는 개념들에 대해 우선적인 관심을 갖게되었다. 공익과 사회정의를 위해 이 한몸 헌신하겠다는 단편적인 생각은 분명 아니다. 외려 공익은 무엇이고 사회는 무엇이며 정의는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에서 비롯된, 공익은 지켜져야 하는가, 사회는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리고 정의는 수호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반론적이고 회의적인 생각이 현재 내 사유행위에 가깝다.

범죄는 처벌해야만 하는가, 공익은 우선시되야 하는가, 사회정의는 올바른 방향으로 지켜져야 하는가. 모두 맞다고 대답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나는 이에대한 충분한 근거를 제시할 수있다. 반대로, 모두 아니라고 대답해도 이에대해 충분한 근거를 제시할 수있다. 나 뿐만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보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모두가 이를 생각하고, 증명하고, 반론할 수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을 하는 것은 다르다. 지식을 토대로 설명하는 것과 저것들에 대한 생각을 토대로 자의식을 형성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

지금 나에게는 논리적인 생각이 우선적으로 중요하지만, 공익과 사회정의에 대한 나의 의식을 형성하는 것도 큰 부분이자, 법률가로서 그리고 올바른 인간으로서 인생을 설계하고 살아가는 과정에서 절대 외면되지 않아야 하는 부분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