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Feb 2018] 2008년 PSAT 상황판단 조책형, 학교 수업 1과목 출석 + 1과목 결석

요새 잠을 통 못잤는지, 고작 하룻밤을 샜는데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어찌저찌 오전 수업은 참석하였으나, 정작, 어쩌면 더 중요할 지 모르는 논문교수가 진행하는 수업의 첫번째 강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아마 맥주 다섯 캔을 마시고 네시간을 자고 운동을 다녀온 날의 밤, 또 맥주를 세 캔 마시고 다섯시간을 자고, 운동을 다녀온, 그 날 또 다시 맥주를 두 캔 마시고 밤을 샌 터라 그런 것 같다. 사실 몸을 의도적으로 혹사시키려고 이런 게 아니라, 공부를 마치고 저녁부터 피곤해지기 시작해서 23시에서 1시 사이에 자려고 누우면 긴장이 너무 심해 잠이 오질 않는다.

잠이 오지 않아 맥주를 마시고, 늦게까지 자면 그 날은 잠이 또 오지 않을 것을 알기에, 다음 날 눈을 뜨자마자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운동을 했다. 그리고 공부를 했고 또 다시 침대에서는 불안감에 잠에 들지 못한다.

지금까지 이런 기분을 과제를 제출할 시기에 항상 느껴왔고 결국에는 학습능력의 현저한 저하로 이루어지는 것을 너무나도 실감했고 아쉬운 결과 만이 남는 것을 너무나도 처절하게 경험했다.

공부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이를 바라보는 가족들이 있고, 그들이 지금 얼마나 힘들게 살고있는지 아주 잘 알고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최근 나의 불안감의 정말 주요한 원인이라는 것도 알고있다. 나에 대한 분석은 되는데 왜 그 다음으로 나가기가 어려운지.. 답답하고 모든 것이 혼자 해결할 수 밖에 없는 문제이기에 하소연할 가치도 없다.

내일 모레 여행을 갔다오면 좀 나아질까? 그 여행도 사실 집안사정을 휴대폰 건너로 들은 이후 이래도 될까 싶고 죄책감도 들어 그닥 가고싶지도 않다. 그렇지만 그래서 가지않는다면 뭐가 더 나아지긴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이쯤되면 나에게 있어 공부라는 건 자기비하와 나를 제외한 우리가족의 정신적 고통의 증폭과 불가분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영국 오기 전 방황하던 시기에 부모님의 경제적 위기는 정점에 이르렀고 영국에 오고나서는 내가 구체적으로 알 수 없기 때문인지 몰라도 재정적 상태는 나아졌다. 그리고 지금 또 다시 나는 방황 아닌 방황을 시작하고 우리가족의 경제적 어려움은 종래에 몇 배는 심각하다.

이런 저런 생각에, 어제 밤을 새면서 PSAT 2008년 상황판단영역을 풀기 시작했지만, 손에 잡히지 않고 10문제 남짓에 약 한시간 가까이 시간이 들었고 자신감은 더욱 잃었다. 그리고 학교에 갔고, 집중은 되지 않았고, 간단한 토론도 버거울 정도로 말이 잘 안나왔다. 화도 났지만 힘이 들었다. 그리고 집에왔고 다음 수업까지 불과 40분이 남았지만 가고싶지 않았다. 예전에 허송세월을 보낼 때 학교를 가지않고 학원을 가지않던 그 기분이었다. 정확하게 똑같은 기분이었다는 것을 한 5시간 낮잠 후에 깨달았을 때, 그 예전에 나와 결코 분리되지 않았던 한심함과 좌절감 또한 정확하게 나를 짓눌렀다.

글쎄, 요즘은 차라리 군대라도 미리 다녀올 걸 내지 차라리 졸업하고 군대를 지원해서 가야되나 이런 생각도 진지하게 든다. 지금 상황에서 잠시나마 준비에 필요한 물리적인 유예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정신차리고보니 28살이다. 사실 정신을 차린 것 같다는 확신도 들지 않아 28살이라는 게 실감은 되지 않는다. 아직 가능성이 있는 시기지만, 동시에 포기해야될 것도 너무 많아진 것 같은 시기다. 그리고 이제는 새로운 것을 얻기보다는 가지고 있는 것을 포기해 나가야한다는 생각도 드는 시기다. 누구나 언젠가 봄날이 온다지만, 지금으로서는 봄날은 이미 지났다. 누구나 과거를 아름답게 생각한다지만, 지금은 분명 아름답지는 않다.

오랫동안 잊고있었지만 정말 익숙한 이런 부정적인 생각을 쓰고있다는건 분명 잘못된 일이다.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잃어버리고 표현하는 방법을 최근, 완전히 잃어버렸다. 어떤 감정이 부정적이라는 걸 명확히 알고있지만 조절을 못하고 표현을 못한다. 이건 분명한 문제다.